광고 [한맥 - 탄산은 느낌이지 맛이 아니다_이병헌 편] 디스 광고의 서막

 

코로나 때문에 콕콕 집콕하다가 오랜만에 친구와 저녁 약속이 생겨 나갔는데 맥주 리스트에 못보던 맥주가 있는 거야

 

한맥? 한라산 맥주의 줄임말인가?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한맥을 주문했고, 외관만 봤을 땐 하얼빈 맥주랑 비슷했는데 오비맥주에서 새로 나온 맥주였어 (하얼빈을 전량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도 오비맥주임)

 

오비맥주의 소속이 좀 자주 바뀌었는데 간단히 살펴보면, 카스를 생산하던 진로쿠어스 맥주는 1998년 외환위기로 두산그룹에 인수됐다가 2001년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인베브에 매각되었고, 오비맥주는 2009년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와 AEP(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에 매각됐다가 2014년 AB인베브에 다시 재인수되며 혼돈의 파티가 마무리되지

 

2000년대에 들어서며 오비맥주는 카스의 '톡' 쏘는 맛을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라이프 스타일과 연결시키기 위해 2009년도엔 이민호와 산다라 박을, 2010년도엔 2PM과 윤은혜를 모델로 선정하여 Cass에 젊은 이미지를 심기 시작했어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광고는 젊은 층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는데 특히 2PM 광고에 삽입되었던 'Tik Tok'은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지

 

오비맥주의 이러한 노력의 정점을 찍은 건 갓 조인성 님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갓 제대한 조인성을 모델로 기용한 2011년도에 라이벌 하이트진로를 꺾고 15년 만에 맥주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어

 

2012년엔 <해를 품은 달>로 전폭적인 사랑을 받은 '김수현'을, 2013년도엔 이종석과 김우빈을 카스의 투톱 모델로 발탁하는 것은 물론 'Cass Tok Party'같은 콘서트도 주최하며 카스만의 젊은 이미지를 확고히 했고

 

 

 

2011년에 벌어진 하이트와의 격차는 지금까지도 계속되어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

 

2019년 테라의 등장이 오비맥주의 1위 권좌를 흔들기 시작했고, 하이트진로는 이 기세를 몰아 2019년 4분기 27.8%까지 맥주시장 점유율을 늘려갔어

 

테라 돌풍으로 1위 자리를 위협받으며 똥줄이 타기 시작한 오비맥주는 카스로 이 판을 뒤집을 수 없을거란 판단에 이르렀고 테라의 대항마로 '2021년 2월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라며 새로운 맥주 '한맥'을 들고 왔어

 

이병헌이 '탄산은 느낌이지, 맛은 아니잖아?'라며 "탄산"을 화두에 내걸며 대놓고 '테라'를 디스한거 같지 않아?

 

테라 광고가 기억이 안난다면 잠시 확인 go go↓

광고음악 [테라-청정터널_공유 편] Moby - Extreme ways

 

외국 광고들은 디스전만 봐도 재미있는 게 많아 (싸움 구경이 젤 재미난건 만국공통 룰인듯)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꽤 오랬동안 디스 광고를 하고 있는데 맥도날드가 "맥도날드는 5km만 가면 있지만 버거킹은 좌회전 했다가 직진한 다음 방지턱을 넘어 어쩌구 저쩌구 쩌~~~기 멀리 있어요"라는 표지판 광고를 내세우자, 이에 버거킹은 '길이'에 초점을 두고 "버거킹은 이렇게 속이 꽉 차있는데, 맥도날드는 들어있는게 요만큼 밖에 없어요"라고 아주 엘레강스하게 응수했어

 

코카콜라와 펩시의 디스 광고전도 팝콘각인데 할로윈 시즌에 맞춰 펩시가 펩시 캔에 코카콜라 망토를 둘러 놓고 "끔찍한 할로윈을 보내지 않길 바래"라고 도발을 하자, 코카콜라가 똑같은 지면 광고에 멘트만 "모든 사람들은 히어로가 되기를 원하지"라고 바꿔놓고 펩시에게 한방을 먹이지

 

폭스바겐이 소형차가 견고하다는 것을 광고하기 위해 경찰차에서 내려 폭스바겐 차 뒤에 숨은 무장 경찰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차"라고 멘트를 쓰자, 닛산은 폭바의 소형차 대신 자신들의 차를 배치하되, 무장 경찰들이 차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그 차 앞에 배치하고 있고 이런 멘트를 써놨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차" 닛산 자동차가 너무 소중한 나머지 경찰들이 닛산차를 보호하고 있단 얘기

 

 

 

 

국내 디스 광고도 한 번 언급해볼까해

 

  1위 업체의 대표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하다, 침대는 과학이라고? 과학은 바뀌어!!

20년 전, 에이스 침대는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 과학이다'라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캐치 프레이즈로 대중들을 사로잡으며 침대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이걸 '과학은 바뀐다'며 다시 반박하는 업체인 소노시즌이 등장했어 안타까운 점은 에이스 침대가 요즘은 '침대는 과학이다'라고 외치지 않고 있어 소노시즌의 메시지가 파급력이 없었다는 거...

 

 

 

 

 

  2위 업체의 선 도발, QLED보다 OLED가 더 뛰어나!!

디스 광고 얘기할 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빼놓으면 섭섭하지!! 이건 2위 업체인 가 1위 업체인 에게 먼저 도발을 한 경우인데, LG전자가 OLED TV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 컬러를 만들기 때문에 블랙 표현이 선명하고 종이처럼 얇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며 백라이트를 쓰는 삼성전자의 QLED를 대놓고 디스 하는 Q&A 식 광고를 제작하자, 삼성전자는 백라이트가 들어가 있는 이유를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대형 화면에 필요해서 넣은 것이라고 반박하며 OLED TV의 단점도 하나 언급해준 뒤 어쨌든 압도적 세계 판매 1위는 삼성전자 QLED라고 정면으로 응수하는 광고를 내보냈어

 

  1위 업체의 개념을 언급하며 문제삼다, 우린 카제인 나트륨이 없는 커피믹스야!

커피믹스 1인자 동서식품이 김연아를 모델로 내세워 '우유를 넣어도 향이 깊은 커피'라고 광고하자, 2인자인 남양유업은 강동원과 김태희를 모델로 섭외하여 "우린 카제인나트륨이 들어가지 않고 진짜 우유가 들어갔어"라며 맥심 커피에 들어간 우유는 '카제인 나트륨'이라고 넌지시 말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그 광고를 보고 '카제인 나트륨'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인 것처럼 느껴졌지

 

 

 

 

지금까지 언급한 국내 디스 광고전 3개의 공통점은? 1위 업체(에이스 침대, 맥심, 삼성TV)에 도전한 업체들의 디스 광고에도 불구하고 1위 업체의 위상은 여전히 확고하단는 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케이스가 앞에 3개의 케이스와 다른 점은 디스 광고를 1위 업체인 오비맥주가 했다는 사실!

 

근데 한맥의 컨셉... 테라랑 비슷해도 너무 비슷한거 아냐?

 

맥아 앞에 늘어놓고 찍은 것도 비슷하고... 

 

 

 

 

공유에 대적하려면 이병헌 정도를 기용하긴 했어야 했겠지만 초록색을 메인 테마로 잡다보니 이 포스터마져 비슷해

 

대놓고 비슷하게 만들어도 오비맥주가 1위다.... 이건가? 테라가 '테슬라, 테진아' 같은 재미있는 네이밍으로 인기가 로켓 수직 상승할 수 있었던 건데 한맥도 다른 소주들과 재미난 네이밍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참맥? 진맥?

 

오비맥주의 '한맥' 광고 풀버전 감상하러 go 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