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금요일, 매월 1일이 되면 회사 식권이 리셋되기에 남은 식권이 아까워 식권 털이 할 겸 동기들과 함께 중식당에 가서 기름진 음식으로 위장을 양껏 채우고 배 뚜 둥기며 사무실로 복귀했지
1시간이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는 포만감에 행복해하며 일을 하고 있는데 옆팀에서 상무님이 간식을 쏘셨다고 먹으러 오라고 손짓하네? 갈까 말까 고민...은 무슨! 메뉴가 궁금해 냉큼 달려갔고 분주하게 포장을 뜯는 손 사이로 맥도날드 로고를 발견한 나는 속으로 '밥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햄버거를 사 온 거야? 좀 있다 사 오시지...'라고 생각했는데
분명 포장을 다 뜯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햄버거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맥너겟과 감튀 그리고 음료수만 있는거야~ '햄버거 빼고 시킬 거면 차라리 다른 간식을 사주시지...'라고 혼자 생각하며 맥너겟을 집어 입에 넣고 있는데 옆에 서 계시던 차장님이 한껏 격양된 목소리로 "이거 BTS 세트 아니야?????"
출시된 지 2일밖에 되지 않은걸 어떻게 아시고 주문하신 건지... 이렇게 음료수 컵에도 BTS meal이라고 쓰여있고 세상 보랏빛으로 물들어있었는데 전혀 모르고 맥너겟 쭈압쭈압 시전ㅋㅋㅋ 컵을 들어 유심히 살펴보니 그제야 "보라해" 문구가 눈에 띄더라고ㅋㅋㅋ
5월 27일 The BTS 세트가 출시됐어 (6월 30일까지만 파는 세트인거 알지? 이제 2주 남았어><)
방탄소년단이 좋아하는 맥도날드 메뉴인 맥너겟 10조각, 프렌치 프라이, 음료와 함께 한국맥도날드가 개발한 스위트칠리 소스와 케이준 소스 2종으로 구성된 BTS 세트
맥도날드는 지난해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 라틴팝 가수 제이발빈과 협업 메뉴를 내놓긴 했지만 BTS와는 달리 북미 매장에서만 이뤄졌는데
BTS 메뉴는 미국 등 11개 나라에서 먼저 선보인 뒤 6개 대륙 49개 나라에서 순차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걸 보면 K팝의 세계화가 증명되었다는 평가가 나올만 하지
며칠 전 BTS 세트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한 인도네시아에서는 배달 주문을 받은 고젝 및 그랩 등 배달 기사들이 물밀듯 몰려들자 코로나 집단 감염 우려가 제기되며 10여개 매장이 임시 휴업을 하기도 했지
BTS 세트 출시에 맞춰,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직원들은 검정색 반팔티에 '방탄소년단 맥도날드'의 모음만 적힌 'ㅂㅌㅅㄴㄷ ㅁㄷㄴㄷ'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외국의 아미 중에는 BTS 세트를 주문하러 맥도날드에 갔다가 스텝들이 입고 있던 한글 티셔츠가 예뻤는지 맥도날드 크루 티셔츠를 주문 제작해 판매하기도 하더라고
수거함에 버려진 한글 티셔츠가 지구 반대편까지 퍼져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입고 있는 외국인들을 보며 웃기기도 하지만 신기해 하던 시기를 지나
한국 사람들 눈에 러시아어나 아랍어가 예뻐보이는 것처럼 할리우드 배우들의 눈에 한글이 예뻐보였는지 한글이 적힌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화제가 되던 때를 거쳐
서울, 뉴욕, 파리,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의 발음대로 한글과 영어 알파벳을 결합해 디자인적으로 해석한 티셔츠가 등장하면서 '영어는 세련되고, 한글은 촌스럽다'는 한국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어
BTS와의 콜라보를 진행하며 한때는 한글에 대한 인식은 커녕 한글이 상형문자처럼 예뻐보이는 것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이것이 한글이다'라고 정확하게 알리는 계기를 제공한 맥도날드
BTS 세트 햄버거와 음료수 포장지 등을 중고로 판매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하고, BTS 맥너겟을 먹다가 어몽어스 캐릭터를 닮았다며 이베이에 올렸더니 1억 원에 낙찰이 됐다네!!! ><
#BTSMEAL 검색을 하면 3만 건이 넘는 인증샷들이 수두룩 빽빽 올라와 있고
BTS MEAL이 적힌 포장지를 그냥 버릴 수 없었던 손재주 좋은 아미들은 맥너겟 케이스를 잘라 투명 케이스에 넣는 방법을 공유하며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고 있는 전 세계 MZ세대!!
BTS가 드높인 한국 브랜드 가치는 uncountable♥
앞으로는 BTS가 또 어떤 기록으로 세계인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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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로고를 감자칩으로 깜찍하게 표현한 맥도날드
총알을 막는다는 뜻의 '방탄'을 사용해 '10대와 20대가 사회에서 받는 편견과 억압에 맞서주는 소년들'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탄생한 방탄소년단의 초창기 로고는 방탄조끼를 그대로 사용했지만 '방탄'의 뜻을 아는 건 한국사람들 뿐이었겠지? 해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BTS라는 영문 표기명이 갖는 의미를 통일하는 것이 필요했고 '현실을 뛰어넘는 청춘들의 성장과 초월'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Beyond The Scene'의 약자로 정의하기 시작하며 로고도 지금처럼 바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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